재배 포인트
오이는 텃밭 농부가 씨앗을 뿌려 재배하기보다 모종을 사서 키우는 편이 유리하다. 병충해가 많아 무농약으로 키우기 어렵다. 잘 자라는가 싶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시들해지면서 죽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날씨가 적당히 따뜻해진 5월 초에 모종을 내고,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수확한다. 지주와 망이 필요한 작물이다. 모종을 옮겨 심은 뒤 예닐곱 마디까지는 곁가지를 모두 제거해. 본줄기의 세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밭 만들기
오이는 영양생장과 생식 생장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작물이다. 따라서 재배 기간 내내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특히 오이는 천근성 작물(뿌리가 깊이 내려가지 않고 지표면에서 얕게 퍼지는 작물)이므로 가뭄이나 장마에 취약하다.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면서도 장마 때 물에 잠기면 시들시들해진다. 따라서 오이밭을 만들 때는 밑거름으로 퇴비와 같은 유기질 비료를 충분하게 넣어야 한다. 그래야 보습력과 통기성이 좋아져 오이가 성장하는 데 알맞은 환경이 된다. 한포기당 10kg 정도의 퇴비를 밑거름으로 넣고 흙과 섞어준다. 퇴비가 부족하다면 포기당 2kg의 퇴비와 화학 비료 두 줌을 함께 넣어준다. 한 개 이랑에 한 줄로 오이를 심을 경우 80cm 너비의 이랑을, 한 개 이랑에 두줄로 심고자 할 경우 160cm 폭의 이랑을 만든다. 밭의 성질을 참고하여 이랑 폭을 결정하면 좋다. 가령 물 빠짐이 잘 되는 사질토 밭이라면 수분 유지를 위해 160cm 폭의 이랑을 만들어 두 줄로 심는 것이 좋고, 물이 잘 안 빠지는 점질토의 밭이라면 80cm 폭의 이랑을 만들어 물 빠짐을 좋게 해 준다. 오이를 심고 에이(A) 자 지주를 세워야 하는데, 지주를 세우고 나면 잡초 제거에 어려움이 따르므로 신문지나 낙엽 등으로 두툼하게 멀칭을 해주면 보습에도 도움이 되고 풀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오이가 자라 잎이 무성해지면 풀이 덜 올라오므로 굳이 비닐 멀칭을 하기보다는 신문지나 낙엽으로 멀칭 해주는 것이 텃밭 농부 입장에서는 더 낫다.
재배 방법
지주 세우기
오이는 덩굴을 뻗으며 자라는 작물이므로 합장식 지주를 세워서 올려야 한다. 2m 지주 두 개를 에이(A) 자 형태로 세우고 단단히 고정한다. 여러 포기를 심을 때는 에이자로 열을 맞춰 지주를 세우고, 지주와 지주 사이는 오이망을 씌우거나 바인더 등으로 그물망을 만들어 오이 덩굴이 타고 갈 수 있도록 해준다. 텃밭 농부 중에는 간혹 일자 지주를 두 개 세우고 그 사이에 오이망을 씌워 재배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오이가 자라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기에 십상이다. 반드시 에이자 지주를 세워야 오이를 재배할 수 있다. 지주의 간격이 너무 넓으면 나중에 오이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 대략 1.5m 간격으로 에이자 지 주를 세워주면 적당하다.
망 씌우기
종묘상에 가면 오이망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텃밭 농부는 오이망 한 개를 사면 몇 년 동안 쓸 수 있다. 다만 오이망이 끈이 가늘고 잘 엉키므로 조심스럽게 풀어야 한다. 오이망은 모종을 내기 전에 씌워야 한다. 모종을 심고 나서 망을 씌우면 작업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작업 중에 오이망이 모종에 걸려 모종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모종 심기
모종의 간격은 30~40cm가 적당하다. 모종 포트에 물을 흠뻑 뿌리고 한 시간이 지난 뒤 심는다. 너무 깊이 심지 말고 모종의 흙이 밭 지면과 평평하도록 심는다. 모종 흙이 지면 아래에 묻히도록 심는 것보다는 차라리 모종 흙이 지면보다 다소 올라오도록 얕게 심는 것이 낫다. 모종을 심은 뒤에는 호미로 모종 주변에 원을 파고 그 원에 물을 흠뻑 뿌려준다. 모종 뿌리에 바로 물을 주는 것보다 원을 그리고 물을 주면 뿌리가 더 빨리 옆으로 뻗는다. 물을 한 번 준 뒤에 물이 다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물을 준다. 이 과정을 세 번 정도 반복하면 물이 충분히 공급된다.
씨 뿌리기
씨앗을 직접 뿌릴 경우 4월 중순경 30~40cm 간격으로 5cm 깊이 구멍을 만든 후 씨앗 네다섯 개를 겹치지 않도록 넣고 흙을 덮는다. 씨앗이 발아하고 날씨가 따뜻해질 때까지 핫캡을 씌워 온도와 습도를 관리한다. 싹이 나오고 기온이 높아지면 낮에는 핫캡 아래쪽을 열어서 바람이 통하도록 하고 밤에는 핫캡을 닫아 냉해를 입지 않도록 한다. 텃밭 농부는 굳이 핫캡을 사지 말고, 다 쓴 페트병을 잘라 씌워주어도 된다. 싹이 나고 2주가 지날 무렵부터 솎아내기를 해서 최종적으로 5월 초순에는 한 포기만 남기도록 한다. 흙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짚이나 낙엽을 두툼하게 덮어 준다. 모종의 본잎이 네다섯 장 정도 나오면 핫캡을 걷어 준다.
순지르기
박과 식물인 오이 역시 곁순이 계속 나온다. 호박과 마찬가지로 원줄기에서 곁순인 아들 줄기가 나오고, 아들 줄기에서 손자 줄기가 나오는 것이다. 곁순을 다 기르면 영양이 분산될 뿐 아니라 너무 무성해서 바람도 통하지 않고, 햇빛도 잘 들어가지 않아 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곁순을 제거해야 하는데, 여섯 번째 마디까지 나오는 곁순은 모두 제거해준다. 곁순을 제거하더라도 잎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일곱 번째 마디부터 나오는 아들 줄기는 키우되 두 마디를 남기고 순지르기 한다. 아들 줄기 역시 그냥 두면 계속 자랄 뿐만 아니라 손자 줄기를 내므로 오이밭이 아니라 쑥대밭처럼 되어버린다. 순지르기를 하지 않으면 더 많은 오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영양이 분산되고 통풍이 나빠져 제대로 성장한 오이를 얻을 수 없게 된다. A방법은 어미 덩굴 하나를 기르는 방법이다. 일단 어미 덩굴의 여섯 번째 마디까지 나오는 아들 곁순을 모두 제거한다. 이때 어미 덩굴에서 나오는 잎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일곱 번째 마디부터 나오는 아들 줄기는 기르되, 두 마디를 남기고 세 마디째 순지르기 하여 더 자라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각 아들 줄기마다 두 개씩의 열매가 달린다. B방법은 어미 덩굴과 아들 덩굴 하나를 기르는 방법이다. 어미 덩굴의 다섯 번째 마디까지 나오는 아들 줄기를 모두 제거하고, 여섯 번째 아들 줄기를 기른다. 이후 어미 덩굴에서 일곱 번째 마디부터 나오는 아들 덩굴은 A방법과 마찬가지로 두 마디까지만 남기고 제거한다. 이렇게 해서 어미 덩굴에서 나오는 아들 덩굴의 오이와, 여섯 번째 아들 덩굴이 자라면서 각 마디에서 나오는 손자 덩굴의 오이를 기른다. 그러나 사실 오이를 기르다 보면 잎과 줄기가 무성해지면서 어느 것이 어미 덩굴이고, 어느 것이 아들 덩굴이고, 손자 덩굴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소규모로 재배하는 텃밭 농부 입장에서는 간편하게 어미 덩굴의 여섯 번째 마디까지 나오는 아들 덩굴을 모두 제거하고, 그 뒤로는 방임하면서 열매를 수확하고, 지나치게 잎과 줄기가 번무한 곳을 수시로 제거해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오이 원줄기를 그대로 두면 계속 자란다. 그러나 너무 자라면 작업하기 불편하고 나중에 나오는 오이는 제대로 성장하기도 힘들므로 2m 높이 정도로 원줄기가 자라면 끝을 잘라 더 키가 자라지 않도록 해준다.
첫 열매 제거
오이는 첫 번째 나온 열매를 빨리 따주어야 포기에 양분이 집중될 수 있고, 작물이 건강하게 잘 자란다. 첫 번째 열매가 작을 때 바로 따주도록 한다. 작물의 세력을 봐가며 첫 번째 열매를 따주는 것은 가지, 고추도 마찬가지다. 가지나 고추 역시 첫 번째 열매를 따주면 작물이 더욱 건강하게 빨리 자란다.
물 주기
오이는 특별히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열매는 거의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비가 오지 않는다면 사흘에 한 번 정도 물을 주되, 한 번 줄 때 흠뻑 주어서 충분히 땅이 젖도록 해준다. 그래야 줄기가 굵고 마디 간격이 짧은 건강한 오이로 성장한다. 텃밭 농부는 흔히 흙 표면이 젖으면 물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물은 흙 표면의 물이 아니라 땅속에 스며든 물을 빨아들인다. 첫 번째 물을 주면 대부분 물이 두둑 아래로 흘러내리므로 일차적으로 물을 주어서 흙 표면이 젖은 다음, 다시 물을 주어 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비가 내리고 난 뒤 물이 마르면서 두둑은 마치 코팅한 것처럼 단단해지고 반들반들해지므로 물이 금방 스며들지 않는다. 따라서 물을 주기 전에 호미로 두둑을 슬슬 긁어준 뒤에 물을 주거나 1차로 물을 주어 흙 표면이 젖게 한 뒤에 2, 3차로 물을 주면 효과적이다. 오이의 경우 지주가 서 있기 때문에 호미로 흙 표면을 긁어주기는 힘든 만큼 1차, 2차, 3차, 4차에 걸쳐 시간 차이를 두고 물을 주는 것이 좋다.
잎 따기
오이 잎은 45일이 지나면 광합성 능력이 떨어진다. 먼저 난 아래쪽 잎부터 병든 잎, 늙은 잎은 제때 따주어야 한다. 광합성 능력이 떨어지는 병든 잎이나 늙은 잎이 많이 남아 있으면 영양분을 만들기는커녕 소모만 할 뿐만 아니라 햇빛을 차단하고 통풍에도 방해된다. 그러나 무작정 많이 따주면 좋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작물을 키우고 열매를 맺는 데 뿌리와 줄기, 잎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 오이 한 개를 키우는 데 열 개의 잎이 필요한 만큼 무작정 따버리면 곤란하다. 열매 한 개를 수확할 때마다 아래의 오래된 잎 한두 장을 따주도록 한다.
병해충과 처방
오이에는 진딧물과 횐가루병,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 해를 입힌다. 이를 예방하려면 일차적으로 오이, 호박, 참외, 수박, 박 등 박과 식물과 이어짓기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진딧물은 오이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데, 어린 모종이 진딧물의 공격을 받으면 잎이 오그라들면서 성장을 못 한다. 마시고 남은 우유나 요구르트, 설탕물, 물엿 등을 물에 희석해서 뿌리면 해결할 수 있다. 희석 정도는 뿌렸을 때 끈적거림이 남아 있을 정도면 된다. 우유나 요구르트, 설탕물, 물엿 등과 함께 뿌린 물이 증발하면서 진딧물이 끈적끈적한 물질에 잡혀 말라죽는 것이다. 설탕물, 물엿, 우유, 요구르트를 뿌리고 1주일이 지나도 비가 오지 않으면 물로 남은 찌꺼기를 씻어주어야 잎이 호흡을 잘할 수 있다. 호박, 오이 등에 자주 나타나는 흰가루병이 나타나면 발병한 잎을 따서 멀리 버리고, 다른 잎에는 마요네즈액을 뿌려 예방하도록 한다.
웃거름 주기
오이는 거름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첫 웃거름은 모종을 심고 2주 후에 준다. 한 포기당 화학 비료 한 숟가락 정도나 유기질 비료 두 줌을 포기 주변에 뿌리고 흙과 잘 섞어준다. 이후 생육상태를 보아 가며 20~25일 간격으로 웃거름을 주어야 한다.
수확과 보관
노지에서 키우는 오이는 6월 상순부터 8월 중순까지 수확할 수 있다. 꽃이 피고 이레 정도면 수확할 수 있는데, 열흘이 지나면 너무 자라서 맛이 없다. 열매 길이가 20cm, 굵기가 3cm 정도 되면 가위로 꼭지를 잘라 수확한다. 오이는 오전에 수확해야 물도 많고 신선하다. 물이 많은 작물이지만 한낮을 지나면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또 1주일에 한 번 정도 밭에 가는 텃밭 농부라면 조금 작다 싶더라도 미리 수확하는 편이 좋다. 수확을 다음 주로 미루면 너무 자라서 맛이 없다. 모양이 굽거나 이상한 열매가 나오는 것은 수확 시기가 늦어져 작물로 가야 할 양분이 열매에 왔거나 고온의 날씨 속에 수분이 부족해서 작물체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열매 역시 먹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이 열매 모양이 이상하다고 판단하면, 웃거름을 주고 물을 충분히 공급해주면 된다. 오이 열매에 흰 가루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은 접붙이기하지 않은 오이에 발생하며, 수분 증발로부터 작물체가 스스로 보호하고자 발산하는 것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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