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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하나와 앨리스, 거짓말의 첫사랑

by 띠리끽 2022. 6. 25.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하나와 앨리스의 결정적 장면

아직 스마트폰이 보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지는 2000년대 초반, 일본. 이 영화의 여자 주인공 하나와 앨리스가 등장한다. 하나와 앨리스는 중학생부터 단짝 친구였다. 그리고 예쁜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해야 하는 중3 겨울 방학, 앨리스는 우연히 꽃미남 외국인을 발견했던 거 같다. 자신이 별견한 보석인 마냥 앨리스는 하나와 함께 멀리서 그 꽃미남 외국인을 훔쳐보는 게 즐거웠다. 하지만 하나는 외국인 꽃미남 옆 혹은 앞에 있는 일본 남자 청소년(미야모토 마사시, 남자 주인공)에게 첫눈에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모든 정황상 하나는 그 일본 남자 청소년에게 반한 거 같다. 하지만 절친인 앨리스에게 그 사실을 비밀로 한다. 그리고 하나는 앨리스 몰래 그 일본 남자 청소년 미야모토 마사시를 스토킹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스토킹 관련 범죄를 엄하게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앨리스의 스토킹은 영화 상으로 아름답게 포장이 된다. 관객들도 하나의 스토킹을 흐뭇하고 귀엽게 받아들여야 이 영화가 비로소 시작된다. 감독은 하나의 스토킹을 귀엽고 순순하게 여렸을 때 우리 모두가 한 번은 경험했을 거 같은 순수한 타인에 대한 동격의 마음같이 인류 보편적인 감정으로 잘 연출했다. 그래서 나는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이내 빠져들었다. 이걸 어쩌나. 미야모토 마사시는 하나와 앨리스가 진학하게 될 고등학교의 한 학년 선배였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하나는 미야모토 마사시가 활동하고 있는 교내 만담 동호회에 가입하게 된다. 다분히 의도적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하나는 첫눈에 반한 미야모토 마사시와 인연을 이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둘은 쉽게 친해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여전히 몰래 뒤에서 미야모토 마사시를 훔쳐보거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사시는 늘 그랬듯 만담 책을 보고 걷다가 반쯤 내려진 새시 대문에 머리를 크게 부딪치게 된다. 남자 주인공이 의식을 잃고 힘없이 땅바닥으로 고꾸라진다. 하나는 이런 마사시를 발견하고 급히 병원으로 옮긴다. 병원에서 깨어난 마사시에 하나는 다짜고짜 연인 코스프레는 한다. 막무가내로 연인 관계인 나를 기억 못 하겠냐 물어본다. 그런데 이게 먹힌다. 기억이 날리 없는 마사시지만 진중하게 자신의 기억상실증을 의심해 본다. 이렇게 시작된 하나의 연애 사기극에 앨리스도 동참하면서 하나와 앨리스의 우정과 사랑을 확인하는 크고 작은 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앨리스는 하나에 대한 우정으로 이 사기극에 동참했지만 뜻밖에도 마사시는 앨리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시작되고 이렇게 세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 정보

2004년에 11월 17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이와이 슌지가 연출하고 스즈키 안, 아이오 유우, 카쿠 도모히로가 출연한다. 상영 시간은 135분이다. 밝고 활기찬 분위기로 두 여고생과 한 남자의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 영화라서 연애 사기극이라고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상영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영화는 겨울 등교 장면부터 시작해서 봄 여름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하나와 앨리스가 겨울에 등교하면서 착용했던 털로 짠 목도리를 보면서 코 끝이 시려오는 겨울 날씨를 떠올리게 하고, 벚꽃이 핀 봄에 등교하는 장면에서는 벚꽃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하나와 앨리스를 보면서 봄 벚꽃 나무 밑에서 가지고 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벚꽃을 일본 영화 특유의 색감으로 잘 표현하면서 봄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됐다. 빛의 노출을 잘 못 계산한 듯한 화면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와이 슌지 영화 중에 스토리 짜임새가 좋은 영화로 평가받는다.

감상평

작은 거짓말로 시작된 연애 사기극은 꼬리에 꼬리를 문 거짓말로 결국 들통이 나게 되는데 앨리스가 미야모토 마사시에게 진실을 말하지는 공원 장면의 연출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카메라는 오후에 저물어 가는 햇빛 사이는 앨리스를 찍고 있어서 빛이 앨리스 실루엣 주위에 머물게 해서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그런 상황에서 앨리스의 진심을 담은 대사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전체적으로 어린 시절의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와 예쁜 벚꽃 장면이 만나서 봄이 오면 다시 보게 하는 영화가 됐다. 내년 봄에도 또 틀어 볼 거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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