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포인트
당근은 재배 기간이 4〜5개월로 조금 긴 편이고, 씨앗을 발아시키는 것이 어려우므로 초보 농부가 재배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작물이다. 저온에는 비교적 강하지만 고온에 약하다. 18〜22℃의 시원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날 때까지 흙이 마르지 않도록 짚이나 풀을 덮어주고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밭흙을 곱게 갈아야 뿌리 모양이 좋아진다. 1년에 봄과 가을 두 번 재배할 수 있으나 텃밭 농부 입장에서는 가을 재배, 즉 7〜8월에 씨앗을 뿌려 11월경 수확하는 편이 쉽다. 특히 봄에 너무 일찍 씨를 뿌리면 꽃대가 올라와 수확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2〜3년이 지나 오래된 종자를 뿌려도 꽃대가 많이 올라온다. 봄에 재배한다면 7월 안에 수확을 끝내도록 한다. 수확이 늦어지거나 기온이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 더위에 당근이 흙 속에서 상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저장성 측면에서도 봄 재배보다 가을 재배가 유리하다.
밭 만들기
당근은 발아가 잘 안 되는 작물이며 수분 관리가 잘 되어야 하는 만큼 물 빠짐이 좋은 사질 토양에서 재배하는 것이 좋다. 이어짓기 장해는 거의 없지만. 선충류의 피해를 당하기 쉬운 작물이어서 씨 뿌리기 전에 토양 소독이 필수적이다. 산성토양에 약하므로 씨 뿌리기 4주 전에 평당 한 줌 정도의 석회를 뿌려준다. 이후 씨 뿌리기 1~2주 전에 10kg 정도의 퇴비를 넣고 잘 갈아준 다음 두둑을 만들어준다. 당근은 뿌리를 재배하는 작물이므로 땅을 깊이 파주는 것이 좋다. 특히 흙에 덩어리가 있으면 뿌리가 갈라지거나 울퉁불퉁해지므로 밭 흙을 곱게 갈아주어야 한다. 밭이 건조하거나 완숙 퇴비가 부족하면 당근 뿌리혹선충이 발생하는데, 일단 발생하고 나면 방제가 어려우므로 밭을 만들 때 완숙 퇴비를 충분히 넣고 수분 관리를 빈틈없이 해야 한다. 두둑의 너비는 1m, 높이는 15cm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모든 작물 재배에서 두둑의 높이와 너비는 일률적이지 않다. 물이 잘 빠지는 사질토 밭은 조금 낮게, 점질토 밭은 조금 높게 해 준다. 점질토 밭이라면 두둑의 너비 역시 50cm 정도로 좁혀 물 빠짐을 좋게 해 준다. 전업 농부는 두둑 너비를 이렇게 조절하는 대신 밭 전체에 트럭 수십 대 분량의 새 흙을 넣고 덮어서 자신이 재배하고자 하는 작물에 맞는 조건을 갖춘다. 소규모 텃밭 농부는 이렇게 할 수 없으므로 두둑의 높이와 너 비를 조절하는 방법을 택한다.
재배 방법
당근은 뿌리 길이를 기준으로 소형(15cm 미만), 중형종, 대형종(15cm 이상)의 세 종류가 있다. 주황색 당근뿐만 아니라 노란색 당근이나 보라색 당근 등 다양한 색깔의 당근이 있다. 주로 재배하는 것은 주황색 당근으로 베타카로틴뿐만 아니라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 성분을 많이 함유한다고 한다. 텃밭 농부는 20ml 이하짜리로 포장된 소포장 종자를 사용하면 된다. 당근 씨앗은 기온에 따라 발아율이 크게 차이가 나므로 파종량보다 조금 많은 양을 준비한다. 또 종자의 유효 기간이 짧은 편이므로 씨앗 봉투 겉면에 적힌 유효 기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씨 뿌리기
당근은 모종을 길러서 옮겨 심는 작물이 아니라 직접 씨앗을 뿌려서 기르는 작물이다. 옮겨심기를 하면 당근의 뿌리가 갈라지는 '가랑이 당근'이 생긴다. 이런 현상은 무, 총각무 등도 마찬가지다. 김장 무는 포트에 육묘해서 판매하는 것도 있는데, 흙이 많이 붙어 있는 것은 갈라짐이 덜하긴 하지만 땅속뿌리가 굵어지는 작물은 되도록 직접 씨를 뿌려 기르는 것이 좋다. 봄 파종이라면 시기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말고, 내가 농사를 짓는 지역에 벚꽃이 필 무렵에 씨앗을 뿌리면 적당하다. 가을 재배는 9월에 파종하면 되는데, 장마가 끝날 무렵 흙에 수분이 많을 때 씨를 뿌리는 것이 좋다. 당근은 줄뿌림 하는 것이 좋으며, 옮겨 심지 않는 작물이므로 줄 간 간격을 30cm 정도로 하고. 씨앗 간 간격은 1~2cm 정도로 한다. 씨 뿌리기 후 흙은 대략 0.5~1cm 정도 덮어주고 물을 흠뻑 뿌려주면 된다. 물을 줄 때는 당근 씨앗이 지상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당근은 발아에 수분이 많이 필요하므로 겉흙이 마르지 않도록 자주 물을 뿌려준다. 씨앗을 뿌린 뒤 짚을 덮어주고, 발아할 때까지 약 열흘간 짚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뿌려주면 효과적이다. 당근은 최소한 두 번 이상 솎아내기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씨앗을 네다섯 개 정도로 넉넉하게 뿌린다. 발아도 어렵지만 발아한 뒤 초기 성장도 순조롭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넉넉하게 씨앗을 뿌려 솎음 작업을 통해 튼실한 포기를 선택하도록 한다.
솎아내기
당근은 솎아내기가 무척 중요하다. 솎아내지 않으면 뿌리가 굵어지지 않고, 통풍이 잘되지 않아 줄기가 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봄에 파종한 당근은 포기사이를 넓게 해주어야 건강하게 자란다. 씨 뿌리기 후 두 번 정도 솎아내기를 한다. 당근은 솎아낸 잎과 줄기를 이용하는 작물이 아니므로 생육이 부실한 포기를 중심으로 솎아낸다. 반면 상추나 열무, 총각무, 쑥갓 등은 솎아낸 작물을 먹을 수 있으므로 생육이 빠른 것을 솎아서 먹는다. 첫 번째 솎아내기는 씨앗을 뿌리고 30~40일 정도 지난 때로 본잎이 한두 장일 때 실시한다. 첫 번째 솎아내기를 할 때는 12cm 간격 안에 튼튼하게 자란 두 포기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를 솎아낸다. 이때 옆 포기가 뽑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열흘쯤 뒤 본잎이 대여섯 장일 때 두 번째 솎아내기를 하며 15cm 간격 안에 세력이 가장 좋은 한 포기를 남기고 모두 솎아낸다. 솎아내기를 한 뒤에는 남겨서 키우는 포기의 주변 흙이 뜨지 않도록 흙을 잘 눌러준다.
물 주기
당근은 물 주기를 잘해야 하는 작물이다. 씨앗을 뿌린 후 물을 듬뿍 주고, 1주일 이상 비가 오지 않으면 다시 물을 흠뻑 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물을 자주 주면 잔뿌리가 많이 발생하고. 당근 뿌리 표면도 거칠어진다. 겉흙이 마를 때 물을 주는 것이 좋으며, 물 주는 간격은 이레에서 열흘 정도다.
흙 덮기와 풀 뽑기
당근 뿌리가 햇볕에 노출되면 어깨 부분이 검붉어지므로 노출되지 않도록 흙으로 덮어 주어야 한다. 봄 재배의 경우 씨를 뿌리고 3〜4주쯤 뒤에 풀을 매 주면 당근이 우거지면서 풀이 덜 난다. 가을 파종 때 역시 새싹이 난후 한 번쯤만 풀을 매주면 된다.
생리장해와 병해충
뿌리 갈라짐 현상은 당근에 자주 발생하는 생리 장해 (병원균과 해충 이외의 요인으로 발생하는 장애)다. 흙 속에 돌이나 자갈, 나무뿌리 등이 있을 때 뿌리가 이것들을 피하면서 갈라진다. 김장 무에서도 똑같은 이유로 뿌리 갈라짐 현상이 발생한다. 전업 농가는 땅을 충분히 잘 갈고, 돌과 나무뿌리 등을 완전히 제거하므로 이런 현상이 드물지만 텃밭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텃밭 농부에게는 뿌리 갈라짐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그다음으로 자주 발생하는 것이 뿌리 터짐 현상이다. 장기간 가뭄이 들었다가 비가 많이 오거나, 자주 물을 주지 않다가 한꺼번에 많은 물을 주면 발생한다. 상품성은 없으나 먹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당근에 발생하는 병으로는 검은 잎마름병, 무름병, 흰 가루병이 있고. 충해로는 배추벌레, 진딧물, 산호랑나비 유충 등이 있다. 무농약 재배를 하는 텃밭 농부 입장에서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그러나 당근은 벌레와 병해에 강한 작물로 통풍과 수분 관리에 신경 쓰면 소규모 텃밭에서는 심각할 정도로 병충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전업농가에서는 이 같은 병해 발생 초기 살균제와 살충제를 1주일 간격으로 두세 차례 정도 살포해서 방제한다.
수확과 보관
파종하고 대략 80일쯤 되면 당근 잎이 아래로 처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줄기가 잘 자란 포기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뿌리 위쪽 지름이 4〜5cm는 되어야 당근으로 이용 가치가 있다. 흙을 조금 파서 당근 뿌리 머리의 굵기를 확인하고 수확하면 된다. 파종하고 110일쯤 되면 밭에 남아 있는 당근을 모두 수확한다. 봄에 씨앗을 뿌린 당근은 7월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모두 수확해야 한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뿌리가 갈라지고 딱딱해져서 맛이 떨어지므로 주의한다. 잎이 누렇게 될 정도면 이미 수확 시기가 지난 것이므로 그 이전에 수확하도록 한다. 수확은 줄기의 아랫부분을 잡고 힘껏 당겨 올리면 되지만, 토양이 단단할 경우 뿌리가 뽑히지 않을 수 있는데, 이때는 삽으로 포기를 떠올린 다음 줄기를 잡고 흙을 털면 된다. 무리하게 당기면 뿌리가 끊어진다. 당근 뿌리는 햇볕에 오래 노출될 경우 표면이 붉게 변할 수 있으므로 뽑은 뒤 너무 오래 햇볕에 노출하지 않도록 한다. 수확한 당근은 줄기를 자르고 뿌리만 갈무리한다. 잘라낸 줄기는 썰어서 밭에 뿌려두면 좋은 유기질 거름이 된다. 한꺼번에 먹을 수 없을 만큼 수확량이 많을 때는 흙이 묻은 채로 땅속에 비스듬히 묻어 저장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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