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포인트
가지는 추위에 약하므로 날씨가 적당히 따뜻해지는 5월 중순경 모종을 심는 것이 좋다. 텃밭 농부는 흔히 마음이 급해 4월 중하순경 시중에 모종이 나오면 바로 사서 밭에 옮겨 심는 경우가 많은데, 십중팔구 냉해를 입어 못 쓰게 된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기다리다가 5월 10일 이후 밭에 심도록 한다. 고추, 토마토, 감자와 함께 가짓과의 대표 작물인 만큼 이어짓기 피해가 발생한다. 지난해 가짓과 작물을 심었던 밭에서는 기르지 않도록 한다. 최소 2〜3년의 돌려짓기가 필요하다. 여러 형태의 텃밭을 둘러보면. 텃밭을 가꾸는 사람마다 네다섯 포기 이상의 가지를 기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종묘상에서 한두 포기 달랑 구매하려니 쑥스러워 다섯 포기씩 사들이는 모양인데, 이렇게 많이 기르면 아무리 가지를 좋아하는 대가족이라도 처치 곤란이 돼버린다. 가지는 두 포기만 해도 충분하다. 워낙 잘 자라고 많은 수확을 안겨주므로 기르는 재미가 각별한 작물이다.
밭 만들기
가지는 토양을 그다지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유기질이 풍부하고 토심이 깊은 곳에서 잘 자란다. 모종을 아주 심기 2주 전에 밑거름으로 3.3㎡(1평)당 1kg 정도의 유기질 비료를 넣고 밭을 잘 갈아준다. 물이 잘 빠지는 밭이라면 두둑을 너비 5cm, 높이 20cm 정도로 하고,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밭이라면 두둑 너비 50cm에, 높이 30cm 정도로 하되 탄력 적으로 운용한다.
재배 방법
씨앗을 직접 뿌려서 모종을 기르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으므로 텃밭 농부는 종묘상에서 필요한 만큼 모종을 사서 심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고온성 작물인 만큼 날씨가 적당히 따뜻해진 다음 5월 중순경 심는 것이 좋다. 뿌리를 내리기까지 2~3주 동안은 옮김 몸살이 매우 심하지만, 뿌리를 완전히 내리고 6월이 되면 놀랍도록 왕성한 성장을 보인다. 가지는 키가 높이 자라고, 옆으로도 상당히 넓게 자라는 작물인 만큼 두둑에 한 줄로 심는다. 이때 포기 간 간격 역시 최소한 50cm는 띄워야 한다. 아직 어린 모종을 심을 때는 50cm 간격이 너무 넓어 보이지만, 날씨가 6월에 접어들 무렵이면 가지는 급성장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50cm도 결코 넓은 간격이 아니다. 텃밭 사정이 허락한다면 60~70cm 이상 간격을 띄워주면 더 좋다.
모종 심기
모종은 본잎이 예닐곱 장 이상 달린 것으로 웃자라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웃자라 마디 사이가 넓은 것은 허약한 모종이므로 구입하지 않도록 한다. 다른 작물 모종 옮겨심기와 마찬가지로, 모종 포트에 물을 흠뻑 뿌리고 한 시간쯤 뒤에 포트에서 모종을 빼면 뿌리에 달라붙은 흙이 부서지거나 떨어지지 않는다. 포트 밑구멍을 가느다란 막대기로 살짝 찔러, 포트와 모종 흙이 분리되도록 한 후 거꾸로 잡고 빼내면 쉽게 빠진다. 모종은 원래 흙이 붙어 있던 깊이로 심는다. 심은 뒤에는 호미로 모종 주변에 원을 그리듯 홈을 파고, 두세 차례에 걸쳐 물을 흠뻑 주도록 한다. 가지는 아주 심고 나면 옮김 몸살을 심하게 하는 편인데, 날씨가 따뜻한 5월 10일경에 심고 물을 충분히 주었다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2주쯤 지나면 뿌리가 완전히 자리를 잡고 성장하기 시작한다. 이후 6월이 되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7~8월부터 많은 열매가 맺힌다.
지주 세우기
가지는 잎과 열매가 많이 달리고 키가 큰 작물이라서 지주를 세워야 한다. 모종을 심고 바로 지주를 세워야 뿌리가 다치지 않는다. 당장 지주가 필요 없다고 그대로 두었다가 나중에 심으면 한창 뻗어 가는 뿌리를 자를 수 있으므로 모종을 심고 바로 지주를 세워준다. 텃밭 농부 중에는 원줄기뿐만 아니라 나중에 아들 줄기까지 지주를 세워주는 경우도 있다. 여유가 된다면 포기마다 세 개 정도 지주를 세워 줄기를 묶어 주면 좋다. 그러나 원줄기에만 튼튼하게 지주를 세우고 잘 붙들어 매 주면 아들 줄기와 손자 줄기는 아래로 축축 늘어져도 포기 전체가 쓰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지 열매가 땅으로 축축 늘어지면서 주렁주렁 열리는 모양은 텃밭 농부에게 참으로 뿌듯한 기쁨을 준다. 때때로 늘어진 가지가 열매 무게를 못 이기고 꺾여 찢어져 버리기도 하는데, 다시 가지가 뻗어 나오므로 너무 아쉬워할 것은 없다. 게다가 너무 무성하면 바람이 통하지 않아 병해충이 발생하기도 쉽다.
냉해
텃밭 농부가 기르는 가지는 흔히 냉해를 입는다. 텃밭을 가꾸려는 열망에 들떠 너무 일찍 모종을 심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4월 초순부터 가지와 고추, 토마토, 오이 등 모종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이때 사다 심으면 십중팔구 냉해를 입어 죽거나 겨우 살더라도 자람이 부실해 수확량이 급감하거나 한창 열매를 달아야 할 여름에 일찍 시들어버린다. 한국의 4월 중순 날씨는 상당히 따뜻한 경우가 많다. 때때로 덥다고 느껴지는 날도 있고, 반소매나 반바지를 입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날씨가 하루 이틀 따뜻해졌다고 지온까지 충분히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가지를 비롯한 모든 채소는 기온뿐만 아니라 뿌리를 내리고 사는 지온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4월에는 모종을 심어도 뿌리 내림이 안 되어 자라지 못한다. 4월 중순에 밭에 심은 가지 모종이나 5월 중순에 밭에 심은 가지 모종이나 자라는 속도는 거의 차이가 없다. 게다가 4월에 심은 모종은 밤에 기온이 뚝 떨어지기라도 하면 금방 냉해를 입고 만다. 가지, 고추, 토마토, 오이, 여주, 파프리카, 피망 등 모종은 완벽한 온도와 습도가 갖춰진 시설에서 재배한 작물이다. 이런 작물을 노지에 덜컥 심어 찬바람을 맞추면 냉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비록 늦서리는 완전히 끝났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모종은 5월 10일을 전후에 심는 것이 가장 좋다. 차라리 조금 늦게 5월 15일경 심는 편이 4월에 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기온이 낮을 때 모종을 심으면 열매가 딱딱해지고 크기도 작은 경우가 많다.
물 주기
가지는 약간 습기가 있는 밭을 좋아한다. 여름 더운 날씨에 비가 오지 않으면 1주일에 한 번쯤 물을 주고, 포기 주변에 짚이나 나뭇잎을 두툼하게 덮어 습기를 유지하도록 한다. 그러나 비가 자주 내릴 때는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로를 깊게 만들어 준다. 토양에 물이 너무 많으면 가지의 뿌리가 썩고 병도 많이 발생한다.
순 자르기
가지는 자라면서 마디마다 곁순이 발생한다. 이 곁순을 다 기르면 가지가 너무 많이 달려 열매가 부실할 뿐만 아니라 잎과 가지가 너무 많아져 통풍이 나빠지고, 햇빛도 잘 들지 않아 작물 자체가 연약해지고 병해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특히 가지 열매는 햇빛이 잘 들어야 색깔이 좋고, 영양 가치도 높아진다. 따라서 곁순과 잎은 수시로 제거해주어야 한다.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곁가지는 첫 번째 열매(방아다리)가 맺히고 난 뒤, 첫 열매 아래에 난 모든 곁가지다. 이후에도 원줄기가 자라면서 곁가지는 계속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곁가지가 지나치게 복잡한 곳을 중점적으로 제거해주면 되는데, 텃밭 농부가 알아두면 좋을 간단한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원줄기와 여기서 나오는 아들 줄기 중에 두 개, 또 아들 줄기에서 나온 손자 줄기 한 개까지 총 네 개의 줄기를 기른다고 생각하면 적당하다. 두 개의 아들 줄기에서도 많은 손자 줄기가 나오는데, 그중에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줄기는 모두 제거한다. 둘째, 원줄기와 함께 키울 아들 줄기 두 개와 손자 줄기 한 개를 결정하는 기준은 줄기의 방향이다. 각각 일정한 정도의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네 개의 줄기를 기른다. 간격을 적당하게 떨어뜨려야 통풍에도, 햇빛 확보에도 좋기 때문이다. 작물의 위에서 보았을 때 기르고자 하는 네 개 가지의 각도가 대략 90도 정도면 아주 좋다. 그러나 꼭 이렇게 맞출 수는 없으므로 대략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기를 가지 네 개를 고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잎 따기
가지는 잎이 크고 많다. 오래되어 늙은 잎은 영양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하기보다 영양을 소비하므로 늙은 잎, 상한 잎은 수시로 따준다. 또 가지는 햇빛이 안쪽까지 잘 들어야 건강하게 자라므로 늙은 잎이 아니더라도 너무 잎이 무성한 곳은 적당하게 잎을 따준다. 그렇다고 무작정 잎을 따버리면 포기 자체가 연약해지고, 열매가 부실해진다. 아무리 심하게 잎을 따내더라도 열매의 위, 아래 잎 서너 장은 반드시 남겨야 한다.
병해충과 처방
가지과 작물에 흔히 나타나는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 잎을 갉아먹는다. 눈에 띄는 대로 수시로 잡아준다. 진딧물을 잡아먹는 칠성무당벌레(등에 점이 일곱 개)와 혼동하지 않도록 한다. 또 가지 줄기를 파고들어 가는 나방 애벌레가 나타나기도 한다. 나방 애벌레가 나타나면 잎이 마르고 줄기가 시들면서 축 처진다. 장마와 함께 본격적인 무더위가 와서 역병이 발생하면 가지 열매에 하얀 밀가루 같은 것이 묻어 있다. 가지 열매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목질화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 이는 차먼지응애의 피해다. 응애가 발생했을 때 난황유(마요네즈액)을 뿌려주면 효과가 있다. 달팽이가 나타나 가지 열매 표면을 갉아먹기도 하는데, 눈에 띄는 대로 잡아주면 되며, 텃밭에서는 염려할 정도의 피해는 없다. 경험으로 볼 때 차먼지응애, 역병 등은 작물체가 허약할 때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평소에 통풍 관리, 물 관리, 거름 성분 관리를 잘하면 큰 피해를 보지 않는다. 차먼지응애가 발생한 가지 열매는 그 부위를 잘라내고 먹으면 된다.
웃거름 주기
가지는 기본적으로 비료 성분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게다가 이르면 5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때에 따라 11월 초까지 열매를 계속 생산하므로, 두세 차례 웃거름이 필요하다. 비료 성분이 부족하면 열매가 부실해지고 줄기가 잘 자라지 못한다. 첫 번째 웃거름은 아주 심기 하고 2개월 뒤에 준다. 포기에서 대략 15cm 떨어진 곳에 호미로 홈을 파고 유기질 비료를 한 주먹씩 포기 양쪽에 넣어주고 흙과 잘 섞어준다. 이후에도 1개월 간격으로 유기질 비료를 한 주먹씩 포기 근처에 넣어주는데, 먼저 포기의 동서 쪽에 주었다면, 두 번째는 포기의 남북 양쪽에 넣어주면 좋다. 웃거름을 주기적으로 넉넉하게 넣어야 잘 자라고, 충실한 열매를 맺는다.
갱신 전정
7월 하순에서 8월 상순경까지 가지는 많은 열매를 내놓느라 줄기와 잎의 기력이 많이 쇠진한 상태다. 이때 가지 포기의 힘을 회복시켜주기 위해 강한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가을에 다시 많이 수확할 수 있다. 오래된 가지를 잘라내고 새로운 가지의 생장을 촉진하기 위한 갱신 전정인 것이다. 갱신 전정은 원줄기와 아들 줄기 두 개, 손자 줄기 한 개에 각각 두 개 정도의 잎만 남기고 가위로 잘라준다. 이렇게 하면 키도 줄어들고 아들 줄기와 손자 줄기의 번무로 넓게 퍼졌던 포기의 덩치도 대폭 줄어든다. 갱신 전정 뒤에는 웃거름과 물을 듬뿍 주어 포기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수확과 보관
가지는 원줄기가 갈라지는 자리에 첫 번째 열매가 열린다. 이것을 '방아다리'라고 하는데, 가능하면 일찍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일괄적으로 제거할 것은 아니고 작물의 성장을 봐가며, 지나치게 포기의 성장이 빠르다고 생각되면 방아다리를 그대로 두어 열매에 힘을 쏟게 한다. 그러나 대체로는 첫 번째 열매인 방아다리를 제거해 작물의 세력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 가지는 보라색 꽃이 피고 15~25일이면 열매 길이가 10~12cm가 되어서 수확하면 된다. 한꺼번에 일정한 크기의 작물을 출하하는 전업농가와 달리 텃밭 농부는 작을 때 수시로 수확해서 먹는 게 좋다. 1주일에 한 번쯤 밭에 가는 텃밭 농부 입장에서 조금 어리다고 그대로 두었다가 다음 주에 가면 너무 자라서 단단한 열매가 되어 있기 일쑤다. 조금 작다 싶어도 서둘러 거둬들이는 것이 좋다. 가지는 아직 덜 익었을 때 진한 보라색을 띠고, 완전히 익으면 보라색이 현저하게 옅어진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진한 보라색 가지는 아직 덜 익은 것이며, 덜 익은 것이 연하고 맛도 좋다. 너무 익으면 쓴맛이 난다. 가지는 두 포기만 길러도 7월 중순경부터 한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열매를 내놓는다. 그렇다고 매일 가지 반찬만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는 수확한 열매를 열십자로 잘라 옷걸이에 걸어 말려두면 더는 가지가 나오지 않는 늦가을부터 먹을 수 있다. 가지가 많이 나오기 시작하는 7월 중순 이후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 가지를 말릴 때는 해가 쨍쨍하게 나온 날을 택하도록 한다. 구름이 많이 끼거나 비가 내리는 날 말리면 마르다가 곰팡이가 슬어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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